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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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간절함이 흐르는 통로, 기름 섞인 기도2026-01-05 06:55
작성자 Level 10

1992년 개봉한 영화 <로렌조 오일(Lorenzo's Oil)>은 의학계가 포기한 희귀병 아들을 살리기 위해 부모가 직접 치료제를 찾아 나선 실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과학적 지식이 전혀 없던 부모는 오직 아들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연구에 매달렸고, 결국 올리브유와 유채꽃씨 기름을 배합해 아들의 생명을 연장하는 '로렌조 오일'을 만들어냈습니다. 이 영화는 부모의 헌신이 어떻게 기적을 만드는지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증거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올리브 오일은 현대 의학에서도 질병 예방에 탁월한 효능이 입증되어 가장 건강한 식재료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이 '로렌조 오일'보다 더 귀하고 특별한 기름 한 병이 있었습니다.

몇 년 전, 방영애 권사님께서 한 목사님께 선물 받은 것이라며 작은 오일 한 병을 제 손에 쥐어 주셨습니다. 목사님들이 병든 성도들을 위해 기도할 때 사용하는 소중한 오일이라 하셨습니다. 장로교 전통에서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사실 성경의 근거를 따라 가톨릭, 동방정교회, 그리고 감리교와 루터교 등 많은 교단에서 거룩한 예식에 사용해 온 것입니다.

저는 이 귀한 선물을 함부로 사용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가장 의미 있는 순간에 사용하기 위해 아껴두었고, 마침내 결심했습니다. ‘내가 이 사역의 자리를 마무리하는 해, 1 1일 아이들을 위한 축복기도 때 이 기름을 사용하리라.’ 그 마음을 담아 오일을 옷장 깊숙한 곳에 소중히 간직해 왔습니다.

시간이 흘러 2025 12 31, 수요기도회 마무리 시간에 송정훈 집사님께서 야고보서 5 14절 말씀을 인용하셨습니다. “너희 중에 병든 자가 있느냐 그는 교회의 장로들을 청할 것이요 그들은 주의 이름으로 기름을 바르며 그를 위하여 기도할지니라.” 그 말씀은 제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고, 저는 집에 돌아가자마자 깊이 넣어두었던 그 오일을 꺼내 두었습니다.

드디어 1 1, 신년 예배를 마친 후 한 가정씩 불러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실 자녀 축복 기도는 목회자로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는 시간입니다. 간절함이 앞서고 혹여나 기도가 부족할까 봐 긴장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런데 참으로 신비로운 경험을 했습니다.

아이들의 이마에 기름을 바르는 순간, 제 마음속에서 주체할 수 없는 뜨거운 감정이 샘솟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상징을 넘어, 이 아이들의 평생에 성령 하나님의 은혜가, 그 거룩한 기름 부으심(Anointing)이 실제로 임하기를 갈망하는 마음이 폭포수처럼 밀려온 것입니다.

작은 오일 한 병... 그것을 제게 건네준 권사님의 사랑과, 그 마음을 간직하며 기다려온 시간을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셨음을 느꼈습니다.

영화 <로렌조 오일>은 그 오일을 통해 수많은 아이가 회복되는 희망으로 끝을 맺습니다. 새해 첫날, 기름 부음을 받은 우리 아이들의 인생에도 그런 아름다운 회복과 하나님의 동행하심이 가득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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