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여 명이 모인 제15차 커피브레이크 컨퍼런스에는 미국과 세계 곳곳에서 오신 많은 분들의 기도와 헌신이 담겨 있었습니다. 전체 진행을 맡으신 웬디 권사님의 차분한
개회사,
그날 밤 모인 이들의 마음을 성령님의 은혜로 적셔 주신 주정은 집사님의 찬양, 그리고
곳곳에서 함께 섬기고 계신 가나안교회 식구들의 모습이 깊은 울림이 되었습니다. 제가 말씀을 전한 금요일 아침,
몇몇 분이 말없이 자리를 지키며 눈빛으로, 그리고 중보기도로 함께해 주셨습니다.
그 따뜻한 격려가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사도행전은 첫 번째 교회사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
어떻게 예루살렘 교회와 세계 교회가 세워졌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는지를 담고 있습니다. 사도행전은 바울의 로마행으로 끝이 나고, 마지막 장은 28장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생전에 하용조
목사님은 늘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사도행전
29장을 써 내려가야 합니다.” 그 도전에 순종하여 많은 이들이 믿음의 길을
개척하며 선교지로 나갔습니다. 사도행전은 오순절 성령강림으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성령님과 동행하면서 빚어진 아름다운 이야기뿐 아니라, 때로는 아픈 이야기들도 함께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기도하는 동안,
제 인생에 성령님이 찾아오셨던 순간들이 하나하나 떠올랐습니다. 성령을 경험한 제자들이
새 술에 취한 사람처럼 담대해졌듯이, 저 또한 한때는 마치 술에 취한 사람처럼, 미친 듯이 주님의 일을 했습니다. 대학에 성경반을 만들고, 선교단체에 들어가고, 농촌과 세계를 향해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신학교에 들어갔고, 뜻하지 않게 미국에 와서 25년을 목회자로 살아왔습니다. 돌아보면 제가 한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그 모든 길은 제 계획이 아니었습니다. 성령 하나님이 한 걸음씩 이끌어 가셨고,
어느 것 하나 제 힘으로 된 일이 없었기에, 그저 하나님의 은혜였다고밖에 고백할
수 없습니다. 사도 바울은
3차 전도 여행을 마친 뒤, 드로아에서 앗소까지 열흘 길을 걸으며 자신의 마지막
여정을 준비했습니다. 그 길 위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의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거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 (행20:24) 죽음이 기다리는 예루살렘으로,
그리고 로마로 향하는 길. 그 길은 두려움의 길이 아니라, 오히려 기쁨의 길이었습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처럼, 우리 인생에도 언제나 ‘가지 않은 길’이
놓여 있습니다. 돌아보면 후회 없는 길은 언제나 성령님이
이끄신 길이었습니다.
하나님께 붙들린 사람은 후회하지 않는 사도행전 29장을 써 내려갑니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언젠가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며 주님을 뵙게 되리라는 소망이
더 깊어집니다. 이번 컨퍼런스는 그 열망을 다시 한 번 심어
주는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