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문신은 흔히 ‘불량배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몸에 문신이 있으면
군대를 면제받을 수도 있었는데 이 제도는 2003년 6월 폐지되었습니다. 제가 주경기장에서 근무하던 시절,
손에 작은 문신이 있는 한 후임병이 입대해 들어왔습니다. 그 문신은 다름 아닌 ‘일심(一心)’, 한마음이라는 아주 작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글귀였기에 입대가 가능했다고 합니다. 어릴 적 친구들과 변치 않는 우정을 약속하며 함께 새긴 것이라 해서
호기심에 물었습니다. “같이 문신한 친구들은 몇 명이나 되나?
지금도 만나고 있나?” 그는 웃으며 “고등학교 졸업 이후 각자 다른
길을 가게 되었어요.
처음엔 한 달에 한 번씩은 만났는데, 요즘은 모이기가 쉽지 않네요.” 일심… 정말 아무 조건 없이 한마음을 지키는 것이
가능할까요? 며칠 전,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가 서로를 강하게 비난하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한때는 ‘멋진 나라를 만들자’며 의기투합해
유세 무대에 함께 서기도 했던 두 사람입니다. 불리한 판세를 함께 뒤집기도 했는데 이제는
서로 등을 돌리고 말았습니다. 그들의 ‘한마음’에 금이 간 걸까요?
아니면, 처음의 초심을 지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운 걸까요? ‘좋은 나라를 만들자’는 꿈이,
시간이 지나면서 변심으로 이어진 건 아닐까요? 요즘 저는 유튜브에서 목공 영상을 자주 봅니다.
목재를 자르고 다듬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편안해집니다. 알고리즘 덕분인지
정치 뉴스는 점점 멀어졌습니다. 오히려 잘된 일입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지도자들을 위해 조용히 기도하는 일이 더 기쁨이 되었습니다. 얼마 전 타계한 김민기 씨의 노래 ‘이 세상
어딘가에’**가 생각납니다.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까 있을까 분홍빛 고운
꿈나라,
행복만 가득한 나라 이 세상 아무데도 없어요 정말 없어요 살며시
두 눈 떠봐요,
밤하늘 바라봐요... 한때 우리 모두는,
그런 나라가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1980년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많은 이들이 정치에 뛰어들고, 나라를 바꿔보겠다는 열정을 품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소식을 들으며,
어떤 이는 기뻐하고 어떤 이는 걱정합니다. 이번에도 나라는 정확히 반으로 나뉜 듯합니다. 대통령 후보들은 선거 때마다 약속합니다. “좋은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모든 국민이 함께 꿈꿀 수 있는 나라, 아름답고 통합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정치 보복하지 않는 나는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지키기 어려운 것이 있다면,
아마도 변하지 않는 마음, 하나 되는 마음일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기도합니다. 미국의 트럼프,
한국의 이재명, 중국의 시진핑, 일본의 기시다,
북한의 김정은, 러시아의 푸틴,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까지—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초심을 지키고,
일심을 회복하며, 합심하기를. 그리고 변심하지
않고, 자신의 권력이 아닌,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기를.
무엇보다, 정치로 인해 교회까지 갈라지는 일이 없기를, 우리 안에 하나됨이 깨어지지 않기를, 목사로서 간절히 기도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