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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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엄마는 두려움을 몰랐을까?2025-07-21 05:08
작성자 Level 10

남자들은 쥐를 무서워하지 않을까요?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남자들도 쥐가 무섭고 벌레도 두렵습니다. 함께 사역하던 조성우 목사님은 바퀴벌레만 봐도 의자 위로 올라가셨고, 어떤 분은 ‘쥐’라는 말만 들어도 밖으로 뛰쳐나가곤 하셨습니다.

그런데 정말 쥐가 나타났습니다. 그것도 저의 삶의 터전인 교회와 집에서 동시에 말입니다.

2주 전 수요일 밤, 집에 돌아왔는데 딸아이가 “아빠, 냉장고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 하며 무서워했습니다. 실제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감으로는 작은 벌레가 아닌 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열려 있던 garage를 통해 들어온 것 같습니다.

다음 날 홈디포에 가서 끈끈이 덫을 사와 몇 군데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교회를 돌던 중, 구석에 죽은 쥐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정말 '쥐 죽은 듯' 조용히 누워 있었던 그 쥐는 징그럽고 부담스러웠지만, 여성 성도님들이 보시기 전에 재빨리 치웠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집에 가보니 끈끈이 하나가 사라져 있었습니다. 쥐가 끈끈이에 붙은 채 사력을 다해 도망친 듯했습니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거실 쪽에서 힘겹게 숨을 몰아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바둥거리던 쥐는 이제 기운이 다 빠져 있었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캘리포니아에서는 쥐를 임의로 죽이면 안 된다고 합니다. 가능하면 시에 신고하거나, 전문가를 불러야 한다고 했습니다. 불가피한 경우엔 비닐봉지에 싸서 산소를 차단하고,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안락사시키는 방법도 제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방법조차 보기만 해도 끔찍하고 무서웠습니다.

그래도 집사람이나 딸아이에게 들키기 전에 처리해야 했기에, 정말 별의별 고생을 다하며 한 시간 넘는 사투 끝에 쥐를 안락사시켰습니다.

 

그 순간 문득 엄마 생각이 나, 펑펑 울었습니다.

어릴 적 엄마가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쥐를 잡아 우리에게 먹이셨다고요. 그땐 그냥 “그런가보다”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그 시절 대한민국은 쥐가 흔했지요. 초등학교에서는 숙제로 쥐꼬리를 잘라오라 했고, 저는 그 말을 전하면 어느 날 아버지가 쥐꼬리만 건네주시곤 했습니다. 그 꼬리조차도 무서워 벌벌 떨며 들고 갔던 기억이 납니다.

엄마도 무섭고 더럽고 힘드셨을 겁니다. 그런데 배고픈 자식들을 위해 쥐를 잡으셨습니다. 자식을 위한 마음이 두려움을 이기게 했던 거겠지요.

며칠 전, 동생에게서 “엄마가 많이 약해지셨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마음이 아파옵니다. 이제는 내가 엄마를 위해 두려움을 이겨야 할 때인지 모릅니다. 엄마는 강한 것이 아니고 두려움을 이겨내고 계셨던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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