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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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두리번거린다2025-07-07 05:19
작성자 Level 10

스무 살, 그 시절 내 삶엔 뚜렷한 목적이 없었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학교에 다니고, 그저 하루하루 먹고, 마시고, 놀기에 바빴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과 만취가 될 때까지 술을 마시고 귀가했는데, 제가 떠난 후에도 술자리를 이어가던 친구들 사이에 사고가 생겼습니다. 한 친구가 길을 걷다 넘어져 얼굴, 특히 눈두덩이가 찢어진 겁니다. 다음날 그 친구의 얼굴을 보니 심하게 부어 있었고, 친구들이 그 친구를 들쳐업고 응급실에 다녀온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제 인생을 두리번거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혼자 집에 돌아와 김민기(2024 7월 별세, ‘아침이슬’, ‘상록수’, ‘아름다운 사람’ 등 수많은 노래를 작곡·작사한 가수)의 노래, 〈두리번거린다〉를 수없이 불렀습니다.


헐벗은 내 몸이 뒤꼍에서 떠는 것은

하여 나는 바람부는 처음을 알고파서 두리번거린다.


1995 10, 어느 가을이 오던 그날 저는 스무 살의 방황을 마감했습니다. 아직도 그 밤, 방 안에서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르며 흐느껴 울던 스무 살의 '인철이'가 기억납니다. 왜 울었냐고 묻는다면, 사실 정확한 답을 할 수 없습니다.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토론하고, 시를 배우겠다고 시인들을 쫓아다니고, 선배들을 찾아다녔지만, 어쩌면 저는 껍데기를 좇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날 이후, 저는 진짜 ‘바람부는 처음을 알고파서’ 두리번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을 멀리하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 삶은 두리번거리는 삶이었습니다. 군대 말년에 배운 돈 버는 것에 빠져, 20대 중반에 주식을 하기 시작했고, 돈이 손에 붙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돈맛을 아니 더욱 돈을 찾아 두리번거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1992 5, 저는 극적으로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그 순간이 바로 ‘바람부는 처음’을 알게 된 날이었습니다. 그때 불렀던 찬양의 가사가 제 마음과 똑 닮아 있었습니다.


목적도 없이 방황했네! 소망도 없이 살았네                                                                        

그 때에 못자국 난 주 손길 나에게 새 생명 주셨네

 

예수님을 만난 후, 제 인생의 두 번째 ‘두리번거림’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진리를 향한 갈망이었습니다. 철야기도를 드리고, 금식하며, 농촌 전도를 다니고, 성경공부 모임을 찾아다니며 진리가 무엇인지 두리번거렸습니다. 그렇게 두리번거리다 신학교에 진학했고, 목사가 되었으며, 미국에서도 목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202574, 폭죽이 터지는 밤. 문득 〈두리번거린다.〉라는 노래를 흥얼거렸 습니다.  

그런 날 있지 않습니까?  과거의 기억이 문득 떠오르고, 머릿속 어딘가에 남아 있던 노래가 갑자기 되살아나는 날 말입니다.

조용히 유튜브에서 김민기 씨가 부른 두리번거린다를 찾아 듣는데, 스무 살의 인철이가 제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옆에는 잠든 아내가 있고, 평온한 가정이 있는데도 저는 여전히 무언가를 찾아 두리번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눈을 감고 예수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아직도 두리번거리며 주님을 찾아갑니다. 그러나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주님이 늘 제 곁에 계신다는 것을.”

폭죽이 터지는 74일 밤이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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