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절을
앞두고 올해 가장 감사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위로 한마디! 목회자로 살아오며 목사가
된 것을 후회해 본 적이 없습니다. 관계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도 새벽에 교회로
가는 길이 힘들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교인을 만나고, 그분들을 위해 기도하는 삶 자체가 제게는 은혜이고 기쁨이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이맘때,
29년 목회 동안 처음 경험하는 순간을 맞았습니다. 새벽에 교회로 가는데 마음에
기쁨이 없었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낯선 감정이었고, 하루만이 아니라
다음 날, 또 그 다음 날도 이어졌습니다. 목회 환경이나 교인들 때문이
아니라, 분명 제 안의 문제였습니다. 그때 제가 드린 기도는
이것이었습니다. “하나님, 제가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기뻐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시고 하나님은 기쁘십니까?” 그 질문은 응답 없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러던 중 새해 첫 주에 사고가 나 갈비뼈와 견갑골이 부서지는
아픔을 겪고 두 달간 한국에서 요양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도 같은 질문을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응답을 듣지 못한 채 미국으로
돌아오려는 즈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미국에서 저를 괴롭히던
심방세동과 부정맥이 한국에 있는 두 달 동안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 사실을 안 집사람은 제게 “62세 은퇴를 기다리지 말고 건강을 위해서라도 먼저 내려놓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제 마음속에서도 이미 같은 질문을 하나님께 드리고
있었기에, 그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집안의
Boss인 아내는 내려놓으라 하는데 참 Boss인 하나님의 응답이 없으셨습니다.
그리고
4월,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새벽예배를 드리러 가던 길. 아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제 마음에 다가온 한 문장이 있었습니다. “인철아, 수고했다.” 그 말씀을 듣고 새벽 교회
앞에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저는 그 말씀을 제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받았습니다. 그날 노회에 말씀드렸고, 다음날 당회에 제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감사한 것은 하나님이 이미
교회를 준비해주셨다는 것입니다. 송인서 전도사님이 귀한
마음으로 교회를 잘 이끌어가고 있고, 많은 분들이 전도사님의 말씀을 기쁘게 받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교회를 향한 은혜의 길을 이미 예비해 주신 것 같습니다. 2025년 추수감사절을 맞으며 뒤돌아보니,
부족한 저를 격려해주신 성도님들, 저와 함께 울고 웃어주신 교회, 그리고 “수고했다”는 한 말씀으로 제 다음 걸음을 인도하신
하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도 변함없이, 담임목사로서 최선을 다해 여러분과 함께 걷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