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불견첩(目不見睫)을 저의 카톡 ID로 사용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이 그 뜻이 무엇인가를 궁금하여 묻습니다. "눈은 눈썹을 보지 못한다." 뜻의 사자성어를 사용하는 목적은 나의 허물은 보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저의 교만을 꾸짖고자 함입니다. 우리의 눈은 지구에서 가장 가깝다고 알려진 프록시마 센타우리 별을 볼 수 있지만, 정작 약 3.5cm 거리의 눈썹은 보지 못합니다. 그런데, 프록시마 센타우리는 대략 4.24광년(약 39조 7,353억 km) 떨어져 있고, 우리가 매일 바라보는 달과 지구의 거리는 약 38만 5천 km입니다. 이 역설적 상황은 단순히 과학적 사실을 넘어, 인간의 교만과 어리석음을 깨우쳐줍니다.
목불견첩은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인 한비자(韓非子)'의 '유로(喩老)편'에서 유래했습니다. 춘추시대 말기, 초나라의 장왕(莊王)은 강성해진 국력을 바탕으로 이웃 나라인 월(越)나라를 정벌할 계획을 세웁니다. 당시 월나라는 내부적으로 혼란스러워 국력이 쇠퇴한 상태였기 때문에, 신하들 대부분이 월나라 정벌에 찬성했습니다. 그러나 현명한 신하 두자(杜子)는 전쟁으로 인해 백성들이 고통받을 것을 염려하여 장왕에게 간언하기로 결심합니다.
두자가 장왕에게 나아가 이렇게 묻습니다. "폐하께서는 왜 월나라를 정벌하려 하십니까?" 장왕이 대답합니다. "월나라는 정치가 어지럽고 군사력이 약하기 때문이오."
그러자 두자는 다시 한번 묻습니다. "폐하께서는 자신의 눈으로 자신의 눈썹을 볼 수 있습니까?" 장왕이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대답합니다. "아니, 그 누가 자신의 눈으로 자신의 눈썹을 볼 수 있단 말이오? 그게 지금 월나라 정벌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이오?" 두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말합니다. "사람의 지혜가 눈과 같아서 백 리 밖은 볼 수 있어도 자신의 눈썹은 보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는 몇 해 전 진나라와의 싸움에서 크게 패하여 도망친 적이 있는데, 어찌 이런 군대를 강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또한 나라 곳간을 도둑질하는 간신배가 있는데도 이를 다스리지 못하는 것은 월나라의 정치적 혼란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장왕은 두자의 말을 듣고 깊이 생각에 잠겼고, 마침내 월나라 정벌 계획을 중단했다고 합니다.
소크라테스도 "소크라테스의 변명"에서 델포이 신전에 새겨진 “나는 내가 알지 못함을 안다"를 인용하며, 자신이 현명한 이유는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자신이 무지를 인정하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 질문을 통해 사람들에게 자신의 무지를 깨닫게 하려 노력했습니다.
마태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우리의 외식과 허망한 비판을 꾸짖는 구절이 있습니다. 7:3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7:4 보라 네 눈 속에 들보가 있는데 어찌하여 형제에게 말하기를 나로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게 하라 하겠느냐 7:5 외식하는 자여 먼저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어라 그 후에야 밝히 보고 형제의 눈 속에서 티를 빼리라
저 역시 다른 사람의 부족함을 쉽게 비판하지만, 정작 제 자신의 교만과 허물은 깨닫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늘 겸손한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