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그 오후, 행사장으로 조심스레 발을 디디던 새 가족들의 모습은 잊을 수 없습니다. 설렘과 부끄러움이 뒤섞인 그 눈빛은, 정체성의 뿌리가 흔들리고 고독함이 사무치던 이민자의 깊은 아픔과 설움을 치유받기 위해 찾았던 여러 교회들. 실망하고, 상처받아 방황하며 옮겨 다니다가 광야의 여정을 끝내고 마침내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되는 가나안 땅을 정복한 사람처럼 벅찬 안도감과 들뜬 표정이었습니다. 저는 그 표정 속에 담긴 긴 여정의 무게를 압니다. 제가 그랬듯, 교회를 다녔지만 홀로 감당해야 했던 외로움, 마음 둘 곳 없어 헤맸던 방황의 시간들. 그 모든 어둠을 지나 기어이 김인철 목사님의 말씀과 기도가 머무는 이곳에 발을 디딘 용기가 얼마나 큰 것인지 압니다. "환영합니다. 오셔서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수 년 전의 저를 떠올렸습니다. 처음 교회에 왔을 때, 누군가 제 이름을 부르며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던 그 순간. 이름이 불린다는 것은 단순한 호명이 아니라, "이제부터 내가 당신을 기억하고 기도하겠다."라는 약속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언약이 외롭게 흔들렸던 저의 신앙을 새롭게 하였고,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환영회가 시작되고 둥그렇게 앉아 나눈 이야기들은 진실했습니다. 신앙을 떠나 있던 세월, 교회를 찾기까지의 망설임, 그리고 누군가의 간절한 기도가 자기의 영혼을 붙들어 주었던 은혜로운 순간들. 처음 만난 이들이라 믿기 어려울 만큼, 주님 안에서 우리는 이미 한 형제자매였습니다. 창밖으로 깊어가는 가을비 소리가 우리의 이야기를 더욱 포근하게 감싸 안았습니다. "여러분이 힘들고 외로워지지 않도록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여러분이 어느 날 갑자기 세월의 한복판에 덩그러니 혼자 있지 않도록 안아주면서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고 말하겠습니다." 행사 마지막, 자신들을 소개하는 순서에서 새가족들은 처음엔 수선화처럼 고개 숙여 수줍음을 보였지만, 이내 헌신적인 사랑을 맹세하는 백합의 향기처럼 맑고 고귀한 마음을 드러내었습니다. 그 눈가에는 의심의 흔적은 사라지고, 앞으로의 기대로 가득 찬 행복한 눈웃음만이 봄 햇살처럼 환하게 피어났습니다. 외로이 혼자 왔지만, 이제는 함께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안도감.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 모든 만남이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축복임을 인정하는 행복이기를. 방황의 끝에서 만난 이 따뜻한 품이, 두려움을 넘어 마침내 도착한 이 교회가, 그들에게는 기적 같은 선물이 되기를 기도하였습니다. 사랑하는 새가족 여러분, 우리는 여러분을 기다렸습니다. 여러분의 용기 있는 발걸음은 우리 교회에 새로운 기쁨과 활력이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함께 웃고, 함께 울고, 함께 기도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는 '아둘람 공동체의 가족'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 평생 살아온 길 뒤돌아보니 짧은 내 인생길 오직 주의 은혜였습니다. 달려갈 길 모두 마친 후 주 얼굴 볼 때 나의 공로 전혀 없고 오직 주의 은혜였다"고 우리 함께 고백하기를 소망합니다. 가을비가 메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시듯, 하나님의 은혜가 각박한 우리의 심령을 풍성히 적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환영합니다. 진심으로, 온 마음을 다해 환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