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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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받은 것 소중히 여기기2025-05-26 05:46
작성자 Level 10

2002, 섬기던 장달윤 목사님께서 미국을 방문하셨을 때, 저는 돈도 없고, 변변히 드릴 것도 없어 매주 토요일이면 목사님을 모시고 함께 Yard Sale을 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목사님이 집으신 물건이 있었는데, 오래된 다이얼 전화기였습니다. 기억으로는 한 2불정도 했던 것 같은데, 막상 사고 나니 너무 낡았고 무거운데, 목사님이 짐을 싸시면서 김목사가 사준거니 꼭 가지고 가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2012, 한국에서 주례를 서게 되어 잠시 나간 김에, 은퇴하셔서 경상도 영천에 계신 장 목사님을 찾아뵈었습니다. 은퇴하신 후, 목사님은 가난한 농촌 목회자들이 500만 원만 내면 평생 거주할 수 있는 타운 홈을 만들고,

큰돈을 들여 '기독공원'이라는 은퇴 목회자 공동체를 조성하셨습니다. 목사님 무슨 돈으로 하셨습니까? 여쭈었더니 가진 재산과 성공한 형제들을 “협박”해 마련하신 거라며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기독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함께 사역했던 장로님들의 흉상이 세워져 있었고, 그것을 보는 순간 “장로님은 목사의 반려자다”라고 가르치셨던 말씀이 새삼 떠올랐습니다.

목사님이 저를 데리고 인도하신 목사님이 거처하시는 다락방에는 삶의 기억들이 고스란히 담긴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그 하나하나에는 손수 적은 메모가 붙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2002년도에 가져가신 그 낡은 전화기 밑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목회하는 김인철 목사가.

목사님은 “교인들에게 받은 것은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지만, 정작 교회 안에는 목사님 이름이 새겨진 것은 단 하나도 없었고, 그리고 목회를 하다보니 그것이 목회를 하는데 옳은길이다 싶어 저도 그 가르침을 따라 교회에 제 이름으로 올라간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제 옷장엔 넥타이가 100여 개 있습니다.

30년 목회하는 동안 교인들에게 선물 받은 것, Yard Sale마다 교인들이 골라 주신 것, 그리고 돌아가신 분들의 유품으로 받은 것들입니다. 돌아기신 분을 잊지 않기 위해 유품으로 주신 넥타이는 기일에 메고 설교를 하기도 했습니다.

오래전에 정영재 집사님께서 탁구장에 가서나 볼수 있는 비싼 탁구대를 교회에 기증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운반도중에 다리가 꺽이며 부서지고 말았는데, 은퇴한 이성엽장로님과 탁구를 치러오신 정영재 집사님이 보시고 그냥 집으로 가셨다는 말씀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장달윤 목사님이 생각나 꼭 고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교인들이 하는 말씀!“목사님, 하지 마세요.

집에서도 뭔가 하려 들면 아내도 “하지마” 라고 말립니다.

그래도 저는 장달윤 목사님께 배운 목회 철학을 잊을 수 없습니다.

“교인들이 기증한 것은 소중하게 여겨라.

완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비슷하게 고쳐놓았습니다.

오늘따라 그 전화기 아래 남겨진 손글씨가 유난히 그립습니다.

“미국에서 목회하는 김인철 목사가.

목사님은 하늘에 가셨고, 은목원도, 기독공원도 모두 철거되었다고 합니다. 목사님이 그리운데, 시신은 기증되었고, 목사님의 흔적이 있는 곳이 없습니다. 한국에 갈 수 있는 한 곳을 또 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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