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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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아빠는 안 될 거라 했지? 나는 해냈어"2026-01-12 05:47
작성자 Level 10

큰아들은 한국에, 둘째 딸은 곧 독립을 앞둔 시점, 뜻밖에 막내 예준이가 가장 먼저 우리 품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아주 떠나는 것은 아니지만, 멕시코로 7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선교를 떠납니다.

잘 아시다시피 예준이에게는 자폐라는 약간의 아픔이 있습니다. 한 번 들은 이름이나 장소를 잊지 않는 비상한 기억력 덕분에 어른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기도 하지만, 곁에서 지내다 보면 끊임없이 반복되는 질문과 몸을 흔드는 습관 때문에 때로는 감당하기 버거울 때도 있습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늘 걱정이 앞섰습니다. 다행히 첫 직장인 식품점의 이석현 집사님께서 예준이를 붙잡고 운전부터 사회생활까지 훈련 시켜 주신 덕분에 제 몫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저 남에게 폐만 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예준이가 멕시코 선교를, 그것도 7개월 장기 프로그램을 신청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반대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제풀에 꺾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까다로운 조건을 걸었습니다. '멕시코 선교단체 리더쉽의 인터뷰를 통과할 것, 가나안 교인들에게는 후원 요청을 하지 말 것, 그리고 스스로 9천 불을 마련할 것…'

저는 9천 불이라는 큰돈이 모일 리 없으니, 결국엔 아이가 포기하게 될 거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제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인터뷰에서 예준이는 놀라울 정도로 유창하게 복음과 선교에 대한 확신을 쏟아냈습니다. 선교비 또한 빈 병을 줍고 밤낮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난 11, 기어코 9천 불을 만들어 왔습니다. (물론 형과 누나, 삼촌들, 그리고 고마운 분들의 도움이 있었지만, 그중 상당 부분은 예준이가 직접 땀 흘려 채운 것이었습니다.)

그 돈을 내밀며 예준이가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아빠가 안 될 거라고 했지? 그런데, 나는 했어."

그 말을 듣는데 둔탁한 무언가가 가슴을 치는 듯했습니다. 저는 아비라는 이름으로 평생을 노심초사하며 아이의 앞날을 걱정하기만 했는데, 정작 하나님께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 아이를 강한 용사로 빚어가고 계셨던 것입니다.

이제 3일 후면 예준이는 샌디에고를 거쳐 멕시코로 떠납니다. 부모 없는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주러 가는 그 길, 여전히 인간적인 걱정이 앞서지만 이제는 내려놓으려 합니다. 제가 불안해하며 손을 꽉 쥐고 있을 때도, 하나님께서는 저보다 더 큰 사랑으로 예준이의 손을 잡고 이끌고 계셨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저의 좁은 '걱정'을 넘어, 당신의 놀라운 '계획'으로 예준이를 이끄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아들의 7개월, 그 아름다운 여정을 주님께 온전히 맡깁니다.그런 아름다운 회복과 하나님의 동행하심이 가득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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