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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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주차장의 꼬마 목사님, 멕시코로 가다2026-01-22 01:50
작성자 Level 10

7개월간 멕시코 선교를 떠나는 막내 예준이를 샌디에이고로 데려다주는 길입니다. “예준이가 없으면 집이 너무 텅 빈 것 같겠구나.” 제 아쉬움 섞인 말에 아이는 씩씩하게 대답합니다. “아빠 걱정하지 마. 쓰레기통 제때 내다 놓으라고 누나한테 다 이야기해뒀어.” 한국말의 뉘앙스를 다 이해하지 못해서였겠지만, 한편으론 자신의 빈자리를 ‘역할’로 채워야 한다고 생각한 건 아닐까 싶어 짠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2019, 척추 수술차 한국에 두 달간 머물 때의 일이 떠오릅니다. 미국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저는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제가 없던 그 주일, 예준이가 제가 서 있던 본당 입구에 서서 성도님들을 배웅했다는 겁니다. 심지어 주차장까지 쫓아가 “왜 지난주엔 안 오셨어요?” 하며 출석 체크하듯 안부를 챙겼다고 하더군요.

미국에 돌아와 왜 그랬냐고 짐짓 혼을 냈습니다. 아이는 담담히 말했습니다.

“기도하는데 하나님께서 ‘아빠가 없는 동안 교인들이 줄어들 수 있으니 네가 잘 챙겨라’ 하는 마음을 주셨어.” 기가 막히면서도,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아이의 진심이 느껴져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예준이는 정말 가나안교회와 성도님들을 사랑했습니다. 서툰 말로나마 안 보이는 분들의 안부를 묻고, 아프신 분들께 저몰래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 순수한 사랑 때문인지, 2019년 교회의 주인공은 단연 예준이었습니다. 한 번 본 사람, 한 번 들은 손주 이름을 10년이 지나도 기억해 내는 녀석의 특별한 능력은 성도들에게 큰 기쁨이었습니다. 병상에 계신 어르신들이 “그 아이 좀 보고 싶다”며 찾던 사람도 바로 예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작년 8, 저는 예준이에게 교회를 옮기라고 말해야 했습니다. 이유를 묻는 아이에게 “아빠가 사임하면 아빠의 흔적도 함께 지워져야 하는데, 네가 남아 있으면 그게 어렵단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이는 긴 침묵 끝에, 12월까지만 다니고 옮기겠노라 답했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예준이는 EM 데이빗 목사님께 작별 인사를 드리러 교회에 왔습니다. 그날, 녀석은 2019년 그때처럼 주차장에서 성도님들께 마지막 인사를 드렸다고 합니다.

누구보다 교인들을 아꼈고, 오렌지 가나안장로교회를 제집처럼 사랑했던 막내 예준이...

또한 15년동안 교인들의 사랑을 누구보다 많이 받았던 예준이입니다.

처음으로 7개월간 부모를 떨어지려고 하니 두려운가 봅니다. 자꾸 전화하고 확인하고 울기도 합니다. 예준이가 7개월의 시간 동안 더 단단한 믿음의 사람으로 성장해 돌아오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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