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두 분의 장로님께서 퇴임하십니다. 김강수 장로님과 신도범 장로님입니다. 함께 목회한 시간이
14년, 장로로 섬기신 기간만 해도 약 10년이니, 말 그대로 가나안교회를 함께 세워 온 분들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김강수 장로님은 다른 교회에서 이미 장로로
섬기신 후 당회때 어려움을 겪으시고는 “다시는 장로를 하지 않겠다”고 하시며 우리 교회에 오셨습니다.
그때 교회는 방향성의 문제로 쉽지 않은 시간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장로직을 거절하시던
장로님은 상황을 보시고 “부족한 김인철 목사 옆에 있어야겠다”며 장로직을 받아들이셨습니다. 그 이후로 장로님은 제가 부탁한 일을 단
한 번도 거절하신 적이 없으셨습니다. 어떤 부탁은 장로님의 생각과 판단을 내려놓아야
하는 일이었음에도 말입니다. 김강수 장로님은 제 예배에서 빠질 수 없는
분이셨습니다.
찬송을 고를 때마다 저는 늘 생각했습니다. ‘드럼과 어떻게 어울릴까,
연로하신 성도들의 찬양이 처지지 않게 할 수 있을까.’ 그러면 장로님은 마치 제 마음을 읽은 듯,
정확한 박자로 예배의 숨을 살려 주셨습니다. 작년부터 “내년에는 드럼을 내려놓겠다”고
하셔서,
1월 첫 주에 드럼 없이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너무 힘이 들어,
결국 마지막으로 떼를 썼습니다. “장로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장로님은 제 부탁을 들어
주시며 다시 자리에 오르셨습니다. 신도범 장로님의 꿈은 늘 한결같았습니다. “멋진 집사로 살고 싶습니다.” 처음 만난 날부터 하시던 말씀이었습니다. 사실 교회에서 집사로서,
그것도 오랜 세월 묵묵히 섬기는 분을 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말씀이 더욱
귀하게 들렸습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에는 멋진 집사보다, 욕을 먹더라도
목회자와 함께 가 줄 장로가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부탁하고 또 부탁드려 장로 임직을 받게 되셨습니다. 제가 장로님께 매달렸던 또 하나의 이유는
제 목회 방향성이었습니다. 장로님은 제 설교와 칼럼을 하나하나 살피며, 제가 무엇을 추구하는지를 읽어 내셨고, 교회 브로셔에 담긴 ‘교회의 다섯 가지 정신’을 정리해
주셨습니다. 그 방향은 장로님이 꿈꾸던 교회와도 깊이 맞닿아 있었고, 여러 사안을 풀어가는 과정에서도 저와 거의 같은 결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큰 고민 없이,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목회의 방향을 당회 안에서 풀어 갈 수 있었습니다. 한 분은 제 곁에서 호위무사처럼 서 주셨고,
다른 한 분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 밀어 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목회하는 내내 당회가 어렵지 않았습니다.
회의 중에 큰소리가 오간 적도, 편이 갈라진 적도 없었습니다. 제대로 감사 인사를 드리지도 못했습니다. 이제 뒤를 돌아보니,
장로님들과 함께했던 모든 시간이 은혜였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두 분 모두 자신의 생각을 내려놓고,
가나안교회의 당회원으로 섬겨 주셨습니다. 그 아름다웠던 섬김은 이제 가나안교회 안에
흐르고,
또 주변으로 흘러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