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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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후배사랑, 선배 자랑2025-05-12 06:06
작성자 Level 10

제가 나온 고등학교는 유난히 연예인과 정치인을 많이 배출한 학교로 백일섭, 조영남, 김상중, 한석규, 유재석 같은 유명한 연예인들과 축구선수 황선홍, 그리고 지금 현직에 있는 많은 정치인들이 동문입니다.

졸업 후 동창회를 한 번도 나간 적이 없어 동문들을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놀랍게도 제가 섬기는 가나안 교회에 고등학교 선배님이 세 분이나 계셨습니다.

스스로를 “나이롱 신자”라고 말씀하셨지만  “후배 사랑은 나라 사랑”이라며 교회를 꾸준히 출석하셨던 돌아가신 최황묵 집사님이 동문입니다.  사실 집사님은 그 학교를 단 한 달만 다니셨지만 그래도 선배라 하시며 어린 후배목사를 챙기다가 돌아가셨습니다.

또 한 분은 고인이 되신 박윤필 집사님이십니다. 대한항공 조종사로 계셨던 집사님은 제가 온 후에 가장 교회를 열심히 나오는 것이라 하시며 출석하고 말씀한마디 한마디에 따뜻함으로 배려해 주셨습니다. 제가 교회에 나온 후 박정례 권사님이 교회 나오시는 데, 이젠 남편눈치 안봐도 된다며 저와 권사님을 편하게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한 분, 제가 후배인것을 아시자 마자 “내가 후배 목사를 뒤에서 잘 도울테니, 절대 자신이 선배라는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당부하시고 뒤에서 늘 조용히 도와주신 분이 계십니다.

지난 주 뵙고, 이젠 제 선배님이라고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여쭈었더니 그러라 하신 어른, 저희 교회 유일하게 남으신 선배님은 올해 구순이 되신  서성범 장로님이십니다.

장로님은 90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정정하시지만, 처음 뵐 때는 청년같으셨습니다. 눈을 좋아하시는 서진 권사님을 위해 험한 눈길을 운전하며 산에 올라가시던 로맨틱하신 분, 미국 초기 이민시절, 겁 없이 중고 School Bus(노란버스)를 직접 운전해 마약상들, 갱들이 자리잡은 밀림을 관통하여 남미에 차를 파셨다는 말씀은 얼마나 치열하게 사셨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2016, 성가대 고문을 맡을 분이 없어 고민 끝에 장로님께 전화를 드렸고, 성가대 고문이 뭐하는 자리냐 물으시길래, 성가대원들 잘 지내도록 하는 자리입니다 말씀드렸더니, “할게요. 내가 김목사 도와야지요.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요.

너무 고민하다가 드린 전화에 너무 쉽게 응답하셔서 얼마나 위로가 되고 힘이 되던지, 눈물이 났습니다.

그 후로도 후배 사랑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박윤필 집사님이 소천하시기 전, 동문들끼리 식사 자리를 가진 적도 있었는데, 그날은 선배님들 앞에서 어리광 부리며 즐거웠습니다.

최근 장로님이 어지럽다고 하시며 예배를 쉬시는 일이 있어 무척 속상했는데, 정작 장로님은 제 건강을 더 걱정해 주셔서 죄송할 뿐입니다.

하늘 같은 고등학교 선배님 두 분을 먼저 보내드리고, 이제 한 분만 남으셨습니다. 그 두 분의 몫까지 더 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입니다.             서성범 장로님, 구순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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