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몸이 좋지 않은 상태로 주일 설교를 했습니다.
그런 날은 예배를 마치면 뒷목부터 땀이 납니다. 힘 있게 전하려고 애를 써도,
목소리가 자꾸 작아집니다. 여동생이 93세 어머니가 예배 중 설교가 잘 안 들려서, 의자에서
일어나 TV 앞으로 가 앉으시는 모습을 찍어 보내며 말했습니다. “오빠, 제발 크게 설교 좀 하세요.” 깜박깜박하시는 어머니마저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도 마음을 단단히 먹었습니다. 토요일 아침예배 후, 자리가 없어 권사님들 쪽에 앉아 식사하는데 한 권사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지난주 설교, 왜 그렇게 힘이 없으셨어요? 목소리가 너무 작아 걱정됐어요.” 제가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감정을 담으려고, 목소리를 ‘촉촉하게’ 했습니다.” 그랬더니 모두 깔깔 웃었는데, 한 분이 더 크게 받으셨습니다. “목사님, 촉촉한 게 아니라 축축했어요!” 순간 식탁이 더 큰 웃음으로 번졌습니다. 사실 제 목소리는 원래 작습니다. 크게 나는 건 찬양할 때뿐입니다. 요즘은 집사람도 “뭐라고?” 하고 되묻습니다. 화요일 아침예배 영상 촬영 때는 위산이 올라와 혼이 났습니다.
목소리가 더 축축해졌지요. 위산약이 떨어져 김동숙 전도사님의 제산제를 얻어먹었더니
금세 회복되었지만, 이틀간 커피를 끊는 건 목소리가 안 나오는 것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전도사님이 귀한 비밀을 전해 주셨습니다. “목사님, 커피에 제산제를 타 드셔 보세요.” “와우!” 정말 그 방법대로 하니 목소리가 다시 ‘촉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산제에 커피를 타 먹는다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루 세, 네 잔 마시던 커피를 이제 하루 한 잔으로 줄이려고 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귀한 한 잔,
감사함으로 마시며 설교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합니다. “하나님이 지으신 것은 버릴 것이 없고 감사함으로 받으면 거룩하여진다”(딤전
4:4) 하신 말씀을 아멘으로 받으며, 오늘도 한 잔의 커피로 아름다운 아침을 시작합니다. 오늘 설교는 분명 촉촉하리라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