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미국에 와서 책에서만 만나던 존경하는 목사님을
서점에서 만나 교제가 시작되었습니다. 강준민 목사님… 그 다음 해, 서울대 찬양선교단을 초청했을 때 바로 연락을 드릴 정도로 음악을 사랑하셨고,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으셨던 분입니다. 목사님은 저에게 “김목사, 목사님들을 만나지 마세요”라고 하셨고, 저는 그 말을 오랫동안 지켰습니다. 동문회는 연 1회 총장님께 인사드릴 때만 가고, 외부
행사에 나가는 것도 피했습니다. 작년에 목회자 컨퍼런스에 순서를 맡아 어쩔 수 없이 참석했을 때, 저는 강목사님이 하신 말씀을 잘못 이해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목사님은 목회자들과 불필요한 교제를 피하라는 의미였을텐데, 저는 목회자들과의
만남 자체를 멀리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교인들과 함께 있는 것이 행복했고, 교회에서 지내는 것이 저에겐 가장 큰 안정감이었습니다. 만나본 목사님들은 모두 훌륭하셨고, 미국에서 공부들도 대부분 박사까지 하신 분들인데 그분들이 겪는 고민은 모두 비슷했습니다.
바로 "하나님의 부르심이 맞나?"라는 질문이었습니다. 한국인들이 오지 않는 곳에서 목회하시는 분들은 소망 없이 목회를 하고 계셨습니다. 그 마음을 누가 알까요?
이민자가 없고, 교회가 어려워지는 가운데에서도 교회를 지키는 마음은 너무나 아프고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어른들 중에는 과거에 자신들이 이민 오던 시절처럼
사람들이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 말씀을 들을 때, 제 마음 속에서도 ‘하나님, 부르심이 맞습니까?’라는
의문이 일었습니다. 월요일부터 목사님들과 식사하고 그분들 이야기를 들어 드렸습니다. 참 대단하셔서 “목사님 저 같으면 저는 못있습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25년 동안 미국에서 목회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위로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렇게 아프게 목회하시는 분들께 빚진 마음이 들어 공수표를 날렸습니다. 제 공수표는
간단합니다. “캘리포니아로 오세요. 제가 집도 내드리고,
차도 내드리고, 원하시면 맛집 투어도 시켜드리겠습니다. 스케줄은 알아서 잡으시고, 절대로 귀찮게 하지 않겠습니다.”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 저에겐 늘 익숙한 곳이 그분들에겐 그리운
곳입니다. 꿈같은 곳인데,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그 컨퍼런스에서 부른 찬양 속 한 구절이 제 마음에 깊은 위로를 주었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결코 실수가 없네. 작은 나를 부르신 뜻을 나는 알수없지만" 그 찬양 속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실패한 분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한국분들이 오지 않는 곳에서, 미군과 결혼하신 분들을 붙잡고 목회하는 그분들에게 실패라고 할 수 있는 말이 어디 있을까요? 오히려 그분들 속에서 큰 예수님을 발견하게 되며, 작은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아 나는 행복한 목사입니다. |